
(이 땅에 태어난 '얼나'. 즉 성스러운 한 영혼!)
오늘 이 새벽의 화두는 '얼나'이다. 무슨 말씀 인가 하니, 그 뜻은 '어린 아기'를 指稱하는 경상도 방언에 쓰이는 말이다. "아지매요, 그 집에 얼나 낳능교?" 라고 물어 본다. 이 '얼'이라는 말은 우리 한민족에게만 있는 단어이다. 참으로 독특한 말이다. 이 시대적인 말로 하자면, 기독교의 '성령', 불교의 '불심', 유교의 '본성'이라고 해도 過言은 아니다. 우리말에 보면 참으로 그 뜻이 奧妙한 단어가 참 많이 있다. 이 '얼'이라는 말도 그 중에 하나이다. 우리는 '얼굴'이라고 한다. 얼굴은 이 '얼'이 나타나는 곳이다. 비어 있으면 '동굴'. '얼'이 나타나면 '얼굴'이라 한다. '이 얼빠진(정신 못차린) 놈', '아이구 이 얼간이(얼이 나간) 같은 녀석을 어지할까? '얼 더듬다(이 말 저 말 뒤섞어서)'. '얼떨 결'(얼이 떨어진 상태에서 정신을 못차리고)에, '얼뜨기' 등등... 이 모두다 우리네의 정신. 혼. 마음과 연결되는 말의 뜻을 지닌다. '저놈 한 혼이 나갔어'는 얼이 빠진 놈이라는 뜻이다.
깊이 살펴보면, 우리나라의 대종교에서는 이 우주의 형체(forming)은 '한-울'이고 우리들의 정신은 '한-얼'이다고 한다. 또 단군을 높이어서 '한얼 님'이라 한다. 경기도 가평군에 가면 '한얼산'이라는 산이 있다. 그냥 붙여진 이름이 결코 아니다. 조금전에 말한 것처럼 경상도지방에서 아이를 낳는 것을 말할 때, '얼나'라고 한 것은 아기의 몸뿐만이 아닌 그 정신까지도 일러서 '얼나'라고 한 것이리라. 즉, 아이는 몸 뿐아니라 그 靈을 하나의 '정신적인 개채'로 重視하였던 것이다. 그리하여서 그 뜻하는 바가 너무나 크고도 귀한 것이다.
무슨일을 함에 정신을 차리지 못한 사람을 가르켜서 '얼간이', '얼 빠진 놈'이라고 한다. 그 반대는 '저놈은 속이 꽉 찬 놈'이라 한다. '속이 찾다'는 말은 그 사람의 '얼'(정신. 영혼. 마음)이 빈틈이 없이 꽉 차있다는 뜻이다. 우리들 인간 모두는 하나의 '얼'이다. 어린 아기도 이 세상에 태어나면서 그 '얼'을 지니고 엄마의 태를 잡고 나온다. 그래서 그 尊嚴性은 어른이나 다름이이 없다는 뜻이다. 얼굴이라 칭한다. 얼이 들어 오고 나가고 하는 곳(장소)이다. 이 인간이 가진 '얼'은 인간의 얼굴에 뚫여 있는 일곱 개의 구멍으로 드나든다. 빈 공기만 드나드는 곳을 일러서 우리는 '동굴(洞窟)'이라 한다. 얼이 드나드니 이를 '얼-굴'이라 한다.
그러면 이 시간에 이 세대를 살아가는 나 자신은 '얼찬이'이 인가? 아니면 '얼간이'인가? 그 답은 자신만이 아시리니...얼간이'는 자기 자신만을 위하는 자이고, '얼찬이'는 대의를 위해서 자신으 버린 사람들...예를 들면 예수. 석가. 소크라테스. 공자. 세종대왕. 이순신 장군님 등 일것이다.
이 글을 보신 후에는 얼간이 삶에서 解脫하시어 '얼찬이'의 삶으로...

(얼찬이의 삶을 살려고 무진 애를 쓰는 시골선비!)